호텔이 울고 가겠네 ‘행복 휴게소’칠곡휴게소(경부고속도로 서울 기점 260km)
문전성시 인기 휴게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평일 평균 5000명, 주말이면 1만 명이 넘는 이용객이 들어온다. 칠곡휴게소의 자랑이라면 각종 무료 서비스. 그중에서 국내 유일의 휴게소 갤러리는 눈길을 끈다. 2006년 백남준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데 현재는 김만중 유화작품 60여 점이 걸려 있다. 전시실 한편에는 작가의 실제 작업실도 있다. 졸음 운전 방지를 위한 무료 수면실(남성 전용)도 있다. 10개의 캡슐룸과 샤워실이 있다. 야간 운전자들이 꼽는 이곳의 별미는 삼겹살구이정식(6000원)과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여내는 우렁된장찌개(5500원)다. 매주 월요일 오후 1∼3시 주방 견학도 가능하다. 054-975-2277.


호텔이 울고 가겠네 ‘행복 휴게소’고창고인돌휴게소(서해안고속도로 서서울 기점 240㎞)
국내 휴게소 중에서 둘째로 넓다. 이를 이용해 500m에 이르는 산책로를 조성했고, 우레탄 농구장도 있다. 산책로 한편에는 발바닥 지압용 자갈길도 만들었다. 이 휴게소에서만 파는 바지락조개죽(6000원)이 대표 메뉴다. 요즘이 제철인 바지락은 국내 최대 산지인 고창군 심원면 하전리에서 가져온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해 내놓는다. 또 다른 인기 메뉴는 추어탕(6000원)이다. 인근 양어장에서 키운 미꾸라지를 장순자 조리장이 직접 조리한다. 매장에 재료로 사용되는 미꾸라지를 담은 작은 어항을 올려놓았다. 그 옆에는 조리 과정을 담은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063-561-6313.


호텔이 울고 가겠네 ‘행복 휴게소’정안휴게소(논산~천안 고속도로 천안 기점 22㎞)
영·호남을 가르는 천안삼거리를 지나면 처음 만나는 쉼터가 정안휴게소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깔끔하고 아늑하다. 모든 매장이 직영체제다. 민간 자본 도로에 들어선 휴게소여서 한국도로공사 주최 맛자랑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음식 맛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대표 메뉴는 해삼표고덮밥(7000원). 호텔에서 일식을 담당했던 안광철 조리사가 개발한 소스에 버무려 내놓는 덮밥은 부드럽고 담백해 일미로 꼽힌다. 우동도 소문난 메뉴. 휴게소의 모기업이 우동 전문 회사여서다. 전국 제일의 밤 산지임을 알리기 위해 다람쥐와 밤을 주제로 한 작은 공원도 만들어 놓았다. 041-858-0521.


호텔이 울고 가겠네 ‘행복 휴게소’산청휴게소(통영~대전고속도로 하남 기점 256㎞)
2000년 이후 40개가 넘는 상을 휩쓸었다. 화장실이 아름답다고, 음식이 맛있다고 상을 받았다. 게다가 2004년 서비스 품질 우수기업 인증(IS0 9001)을 받았을 만큼 서비스도 다르다. 휴게소 피아노 연주도 여기가 원조다. 인터넷·팩스 무료 서비스도 국내 휴게소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다. 지금은 우편·택배·등기 서비스도 대행한다. 식당에선 직원이 카트를 끌고 다니며 직접 끓인 둥글레차를 따라주고 김치·깍두기 등을 배달한다. 인근 지리산 자락의 약초 아홉 가지를 넣고 6시간 이상 우려낸 국물을 투가리에 담아낸 한방흑돼지버섯전골(6000원)은 진하고 구수하다. 055-973-9029.



호텔이 울고 가겠네 ‘행복 휴게소’안동휴게소(중앙고속도로 춘천 기점 191km)
안동의 명물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안동 관광 속성코스’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짭조름한 간고등어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초벌구이된 ‘이동삼 간고등어’(6000원)가 재벌구이를 마치고 있다. 갈빗살을 쩍 드러내 놓고 접시 위에 누워 있는 간고등어 한 마리와 푸짐한 밑반찬이 식욕을 자극한다. 공깃밥은 리필도 된다. 가족 여행객을 겨냥한 서비스가 특히 많다. 수유실도 있고, 식당 안에 놀이방이 있어 아이들이 뛰고 노는 걸 지켜보며 느긋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한쪽 벽면에는 익살스러운 표정의 하회탈이 걸려 있는데 직원에게 부탁하면 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어준다. 사진은 e-메일로 보내준다. 054-853-4372.


호텔이 울고 가겠네 ‘행복 휴게소’강릉휴게소(영동고속도로 인천 기점 231km)
차에서 내리자마자 입구에 놓인 안마의자부터 꿰차고 앉는다. 찜질방에서나 보던 안마의자(무료)다. 운전자가 잠깐 휴식을 취하는 동안 일행은 식당으로 향한다. 2002년 고속도로 맛자랑 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한 곤드레돌솥밥은 여기서만 맛볼 수 있다. 은행·밤·곤드레나물·팽이버섯이 올라간 흑미밥을 양푼에 덜어 양념장에 비비고 있으니, 직원이 돌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어준다. 휴게소에서 처음 선보이는 구운면 전문점 ‘미소리’도 특색 있다. 살짝 데친 면을 팬에 구워 스파게티처럼 조리한 해산물 구운면(5500원)은 면이 고소하고 담백해 어르신도 즐겨 찾는다. 건물 뒤 작은 정원엔 닭·새·진돗개 등을 키우는 사육장도 있다. 033-648-8850.기획 박상언,손민호,김현명 | 포토그래퍼 박상언,손민호,김현명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