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은 한식조리사 자격증이 있는 세미프로답게 조리 도구에 대한 욕심이 많다. 그의 보물 1호는 독일 출장 때 직접 구입한 쌍둥이칼 세트. “지금도 금지옥엽 애지중지 가끔씩 꺼내서 정성껏 닦아도 보고, 가만히 바라보기도 하고 그래요. 어머니가 종종 그 칼을 쓰시는데, 그것 때문에 가끔 주방에서 언성이 높아지기도 해요.” 농담 반 진담 반 하소연하는 그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그가 처음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생존에 대한 절박한 위기의식 때문이었다고.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평생 혼자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무섭더라고요. 원초적 생존 본능 때문에 칼을 잡았다가 목표를 가지고 정식으로 요리를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식조리사 자격증 시험을 보기로 결심했죠.” 2005년 여름 약 5개월 동안 요리학원 새벽반을 다니면서 시험을 준비했다. 결국 소질이 있다는 요리 선생님의 칭찬 속에 조리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요리 사랑은 요리책 집필로 이어져 최근 『요리도 개인기다!』(웅진 리빙하우스/1만2천원)라는 야심만만한 제목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요리만 빼놓고 다 잘한다는 새댁 박경림은 그의 요리를 맛보는 특권을 가진 몇 안 되는 최측근이다. “한창 요리학원을 다닐 때는 콩나물잡채와 새우볶음밥을 만들어서 경림이가 진행하는 라디오 스튜디오를 찾아가기도 했어요. 가족 중에서는 저와 입맛이 가장 비슷한 아버지가 제 요리의 최고 열성 팬이예요.”
머리로 치밀하게 계산하고, 많은 요리법을 기억하고 있어도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법. “피아노도 손에 익어야 제대로 된 연주를 할 수 있잖아요. 요리도 마찬가지예요. 머리로 일일이 계산하면서 요리하면 진짜 어우러진 맛이 안 나죠. 많이 시도해보고 실패해봐야 비로소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요리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 도착한 그는 앞치마를 두르자마자 정성스럽게 손부터 깨끗이 닦고 준비된 재료 손질에 들어갔다. 그의 정갈한 손놀림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어느 일요일 느지막한 점심에 그에게 김치말이국수를 선물 받을 묘령의 그녀가 벌써부터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요즘은 정말 퍼즐 맞추기처럼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쉬운 요리 재료가 많이 나와 있더라고요. 수제비는 가루를 계량하는 게 제일 번거로웠는데 얼마 전 마트에서 시판 감자수제비가루 세트를 발견했어요. 그냥 밀가루로 만드는 수제비도 맛있지만 감자 가루로 만든 수제비가 더 차지고 쫄깃하답니다. 저희 어머니 스타일대로 애호박, 홍고추 외에 냉장고 속 자투리 야채들을 몽땅 썰어 넣으니 정말 신기하게 그 맛이 나던데요.”
1. 냄비에 달걀이 잠길 정도의 물을 받아, 달걀을 넣고 찬물부터 삶아준다. 15분 정도 삶으면 완숙이 된다. How 달걀에 흠집이 있으면 삶을 때 터지기가 쉽다. 혹시 터질 것에 대비해서 2개를 삶는다.
2. 큰 냄비에 물을 넉넉히 넣고 끓인다. 물이 끓으면 국수를 펼쳐서 넣고 뭉치지 않게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준다.
3. 거품이 생겨 우르르 끓어 넘치려고 할 때 찬물 1컵을 붓고, 다시 끓어 넘치려고 할 때 찬물 1컵을 부어서 끓인 뒤 불을 끈다.
4. 체나 소쿠리에 국수를 쏟아서 물기를 뺀 뒤 흐르는 찬물에 국수를 비벼 씻어서 남아 있는 녹말기를 제거하고 물기를 뺀다. Why 군대에서 양말 빨듯 비벼주면 된다. 군대 생각하면서 너무 심하게 비빌 경우 국수가 끓어질 수 있으니 주의! 또한 국수의 물기를 제대로 빼지 않으면 국수에 남아 있는 물기가 같이 국물에 들어가 싱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