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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기사 [연재] 일요일의 채식 레시피 [연재] 꼬꼬마의 키친 다이어리 [스페셜] 몸에 약이 되는 천연 조미료 요 |
글쓴이: 애니랜드 | 날짜: 2012-11-14 |
조회: 57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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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ook.pruna.com/view.php?category=Q0wNNFE7VSpCNQxJT1U%3D&num=EhFOeRY%3D&pag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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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더하기 한 외국인이 땀을 뻘뻘 흘리며 북한산을 오르고 있다. 등산을 즐기는 그는 익숙한 걸음으로 산을 오르며 주위의 아름다움 풍경을 마음속에 꼼꼼히 담아둔다. 마침내 오른 산 정상에서 그는 지중해풍의 베지테리언 샌드위치를 꺼내 한 입 베어 먹는다. 입 안에 가득 퍼지는 신선한 채소와 눈앞에 펼쳐지는 장쾌한 산의 너울에 절로 싱그러운 미소가 배어나온다. 온몸에 푸르른 생명력이 전해지는 듯해서다. 그리고 이 순간은 서울에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프랑스인 기욤씨에게 감동스러운 일상의 단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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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의 삶 속에는 행복으로 연결되는 음식이 있을 것입니다. 이 음식을 통해 현재의 삶을 살아가며 지친 영혼을 위로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한 끼의 식사 속에서 삶의 의미와 행복, 희망을 발견했던 이들의 특별한 음식 이야기는 패스트푸드의 시대로 대표되는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에너지와 인생의 깊은 울림을 전해줄 것이라 기대됩니다.
| | 10대 소년, 채식을 결심하다
"평소에도 점심이나 저녁에 화이트와인과 베지테리언 샌드위치를 먹어요.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산 정상에서 먹는 것만큼 맛있진 않을 거예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먹는 샌드위치는 제가 즐기는 최고의 만찬입니다."
기욤씨는 채식주의자다. 이미 10대 때 채식을 결심했던 그에게 주변에선 사춘기의 반항이라 말했지만, 그의 의지는 굳건했다. 속 깊은 소년은 육식을 위해 가학적인 환경에서 비인도적으로 길러지는 축산에 반대했고, 그런 축산으로 인한 환경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이후 그는 현재까지 채식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채식주의자로 살아가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프랑스는 물론이거니와 한국에서도 채식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식문화였다.
채식주의자인 그에게 베지테리언 샌드위치는 프랑스와 한국 어느 쪽에서도 쉽게 일상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음식 중 하나. 그렇다고 샌드위치의 맛을 무시해선 곤란하다.
"한 셰프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꼭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는 없다'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맛있는 음식이란 맛과 건강을 모두 갖춘 것이겠죠. 특히 지중해풍의 베지테리언 샌드위치를 먹으면 아름다운 지중해가 느껴지는 것 같거든요.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보다 더 멋진 성찬은 없다고 생각해요."
처음 고안했다는 몬터규 백작은 손에 음식물을 묻히지 않고 빨리 먹을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었지만, 기욤씨에게 샌드위치는 맛과 건강 그리고 멋까지 생각하는 사려 깊은 식단이 되는 것이다. 더욱이 지중해풍의 베지테리언 샌드위치는 진하지 않은 소스로 채소의 풍미를 최대한 살려 신선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화이트와인까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의 성찬이 된다.
철도 엔지니어, 베이커리를 열다
세상에 허투루 먹을 수 있는 밥상은 없다. 작은 풀뿌리조차 식탁에 오르기 전까지 생명력을 갖고 있던 존재였으며, 누군가의 수고와 정성이 담겨져야 비로소 하나의 음식으로 완성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하여 나 아닌 존재로부터 고픈 배를 채우고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 생긴 에너지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 베푸는 것이 한 끼 식사를 마주한 우리가 갖춰야 할 예의일 것이다. 생태주의자의 지나친 결벽증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세상은 이렇듯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프랑스인 기욤씨가 한국에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게 된 것 역시 보이지 않는 운명의 화학작용에 의한 것인지 모른다.
사실 기욤씨가 한국에 오게 된 것은 철도 건설 엔지니어였기 때문이다. KTX 건설 관련 업무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의 열기를 경험하며 한국에 매료됐다. 하지만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향의 빵이 그리워졌다. 서울에 좀 더 머물길 바랐던 그는 한국을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아예 이스트를 넣지 않은 천연 발효 빵, 시럽을 바르지 않은 크루아상 등 전통 프랑스빵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지금도 가끔 서울에 살고 있는 것이 굉장한 일로 느껴져요. 어렸을 적에 3백 명 미만이 거주하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랐거든요. 이렇게 큰 도시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게 놀랍고 신기하죠."
그는 한국인들에게 파티셰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베이커리의 섬세한 맛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건강한 음식은 몸뿐 아니라 입도 즐겁게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베이커리는 그의 자신감과 자부심이 투영된 것이리라. 베이커리 메뉴에 그가 사랑하는 베지테리언 샌드위치를 올린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기욤씨의 말처럼 프랑스인 철도 엔지니어가 한국에 와 자신의 이름을 딴 베이커리를 오픈한 일은 굉장한 사건이다. 예측 불가능한 삶이 만들어낸 우연이자, 인연이며 운명적 만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밥상 위의 음식이 건강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 거대한 파고를 일으키기도 하는 법이다. 한국과의 조우가 그의 인생에 큰 물결을 일으킨 것처럼, 그의 입맛을 길들인 고향의 맛과 채식의 습관이 철도 엔지니어인 그를 새로운 인생으로 이끈 셈이다. 그는 오늘도 점심으로 베지테리언 샌드위치를 먹으며 일상의 맛을 음미할 것이다. 혹은 하이킹 도중 가방에서 샌드위치를 꺼낼지 모른다. 무르익는 가을의 중심에서, 아름답게 채색되는 산의 정상에서. 그리고 프랑스인 채식주의자 기욤씨는 한국의 일상에서 최고의 행복을 만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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