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캠핑 노하우 녹아든 특별한 요리 비법 ‘마이 캠핑 레시피’ 미리 공개‘캠핑 즐거움’의 절반은 요리하고 먹는 즐거움이다. 집에서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던 아빠들도, 데이트 때마다 뭘 먹을까를 고민하던 오빠들도 캠핑장에선 모두 요리사를 자처한다. 가장 일반적인 요리는 삼겹살이나 각종 바비큐. 그러나 캠핑 고수들은 평범한 요리를 거부한다. 오랜 ‘야전생활’을 통해 익힌 그들만의 비법으로, 색다르고 맛도 다른 음식을 만들어낸다. 네이버 캠핑동호회 ‘캠핑퍼스트’ 회원들이 각자 터득한 요리 비법을 모아 곧 출간할 예정인, 캠핑 요리책 <마이 캠핑 레시피>의 특별한 캠핑 요리를 살짝 엿봤다.
정리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사진 제공 꿈의지도
더치오븐 통삼겹살 수육 → 미국 서부 총잡이들도 애용했다는 무쇠솥 더치오븐. 이 무쇠솥은 못하는 요리가 없는 팔방미인이다. 활활 타는 장작불 등 어떤 불도 가리지 않는다. 더치오븐을 이용한 저수분 통삼겹살 수육이 별미다. 지름 10㎝ 가까이 되는 두툼한 통삼겹살도 1시간이면 속까지 폭 익는다. 수분이라곤 맥주 반 컵을 넣은 것뿐인데도 속살까지 촉촉하게 요리돼 초보캠퍼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다.
레시피 1. 통삼겹살을 천일염과 로즈메리·후추 등 향신료에 2~3시간 재워둔다. 2. 더치오븐에 포일을 깐 뒤 10cm 크기로 자른 대파와 마늘 등을 넣고 통삼겹살을 올린다. 3. 맥주 반 컵을 붓고 뚜껑을 닫는다. 4. 아랫불은 처음에 강하게 주다가 김이 나면 약하게 줄인다. 더치오븐 뚜껑에도 숯을 올려 윗불을 준다. 1시간 뒤 요리 완성.
캐러멜 팝콘 →겨울엔 난방용으로 때는 난로로, 여름엔 버너로 옥수수와 밀크 캐러멜을 이용해 팝콘을 만든다. 달콤한 맛이 극장에서 먹는 팝콘과는 비교할 수 없다.
레시피 1. 코펠에 기름을 두르고 달군다. 2. 옥수수 알을 넣고 뚜껑을 닫아준다. 3. 튀겨진 팝콘을 그릇에 옮겨 담는다. 4.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밀크 캐러멜을 녹인다. 5. 녹은 캐러멜에 팝콘을 넣고 살살 버무려주면 완성.
냉라면 → 여름철엔 캠핑장에서도 시원한 요리가 생각나게 마련이다. 열혈 캠퍼들은 라면도 냉면처럼 국물을 시원하게 만들어 먹으며 캠핑을 즐긴다. 집에서 라면 수프를 끓여 만든 육수를 얼린 뒤, 캠핑장에선 면만 삶아서 그 위에 얼려온 육수를 부어 먹는다.
레시피 1. 라면 수프를 보통 라면 물 양의 5분의 1만 넣고 끓인 뒤 냉동실에서 얼린다. 2. 캠핑장에서 라면을 삶아 찬물에 헹군다. 3. 얼려온 라면 수프 육수를 넣고 고명으로 김치와 채 썬 오이를 얹는다. 4. 찬물을 적당히 부어 염도를 맞춰 먹는다.
치즈피자 → 오븐 없이도 피자를 만들어 먹는다. 부탄가스를 이용한 ‘토치’와 프라이팬만 있으면 끝. ‘토르티야’에 채소와 베이컨 등을 토핑으로 올리고 모차렐라 치즈를 듬뿍 얹은 다음, 토치가 내뿜는 ‘불 쇼’ 한 방이면 피자 완성.
레시피 1. 양파는 슬라이스, 파프리카는 깍둑썰기를 한 뒤 프라이팬에 볶는다. 2. 베이컨을 구워 먹기 좋게 자른다. 3. 프라이팬에 토르티야를 편 뒤 그 위에 토마토 파스타 소스를 발라준다. 4. 볶아놓은 양파와 파프리카·베이컨을 올린 뒤 모차렐라 치즈를 얹는다. 5. 토치를 이용해 치즈를 녹이면 완성!(토치 불이 닿으면 타버리므로 거리를 두고 열로 익힌다)
비어치킨 → 초보캠퍼 누구나 꿈꾸는 바비큐 요리이자, 방송을 타며 잘 알려진 캠핑 요리. 생닭을 맥주가 절반쯤 담긴 캔에 꽂아 요리하는 독특한 방법이 눈길을 끈다. 뚜껑이 높은 그릴로, 숯불과 요리 재료를 분리해 ‘대류열’로만 굽는다. 닭의 속살은 맥주의 수분을 공급받아 촉촉해지고, 껍질은 높은 열기로 훈연돼 바삭바삭해진다.
레시피 1. 생닭 겉에 럽(소금과 향신료를 배합한 소스)을 발라준다. 2. 맥주가 절반쯤 남은 맥주캔에 닭(닭의 똥꼬 쪽)을 꽂는다. 3. 그릴 가운데 기름받이를 설치하고, 좌우에 숯불을 올린다. 4. 캔에 꽂은 닭을 기름받이 위에 올린다(숯불이 닭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5. 뚜껑을 닫고 온도를 150도 이상으로 유지한다. 6. 중간에 올리브오일을 표면에 발라준다. 7. 1시간30분 뒤 요리 완성.
홍어찜 → 홍어 마니아들은 캠핑장에서도 홍어요리를 해먹는다. 홍어회를 캠핑장에서 택배로 받기도 한다. 홍어회·홍어뼈를 더치오븐이나 코펠로 살짝 쪄먹으면 별미다. 내장을 끓여 탕까지 먹으면 홍어요리 풀코스지만, 강한 냄새 때문에 주변 캠퍼 눈치는 살펴야 할 듯.
레시피 1. 더치오븐에 트리빗(구멍이 있는 받침대)을 깔고 홍어회·뼈를 올린다. 2. 뚜껑을 닫고 강한 물로 익히다 약불로 줄인다. 3. 8~10분이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