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날, 복 들어오는 복쌈

둥글게 뜬 달을 보며 새벽에는 ‘딱’ 소리가 날 정도로 부럼을 깨먹어 부스럼을 예방하고, 밤이 깊어지면 어머니가 훔쳐가라고 ‘우정 솥’ 안에 넣어둔 밥을 덜어 또래 동무들끼리 밥과 나물을 비벼 먹곤 했다.
옛 조상들은 풍년을 기원하며 달이 둥근 밝은 밤을 귀히 여겼는데 일 년 중 첫 번째로 찾아오는 정월 보름달을 가장 소중히 여겨 ‘대보름’이라 부르게 되었다. 복을 비는 먹을거리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음식 중에는 오곡밥을 김과 익힌 취나물에 싸서 먹는 ‘복쌈’이 있다. 복쌈은 김을 살짝 굽고, 취나물이나 들깻잎을 살짝 데쳐서 오곡밥을 싸 먹는 음식. 여러 개를 만들어 노적 쌓듯 쌓아서 먹으면 복이 온다고 했다. 팥, 찹쌀, 찰수수, 차조, 콩으로 정성껏 오곡밥을 지어 쓱쓱 싸먹는 맛도 겨울 밤 별미 중의 별미. 밥을 지을 때는 밥물 대신 악귀를 쫓아준다는 팥물을 쓰는데, 여기에 소금 간을 하면 밥맛이 더 좋다. 정성들여 만든 복쌈을 식구들과 나눠 먹으며 보름날 서로의 건강을 기원해 보는 건 어떨까.

복쌈 만드는 법
재료 멥쌀 ½컵, 찹쌀 1컵, 차조 ½컵, 찰수수 ½컵, 흑태 ½컵, 팥 ½컵, 팥 삶는 물 2컵, 소금 3작은술, 취나물 20줄기, 김 4장, 소금 약간
만들기
1 냄비에 팥과 물을 넣고 한소끔 끓여 물을 버린 후 새 물을 붓고 다시 한 번 끓인다. 팥알이 터지지 을 정도로 삶은 후 팥물만 따로 걸러둔다. 검은콩은 씻어 2시간 정도, 다른 곡물들도 씻어 30분~1시간 정도 불린다.
2 1의 곡물에 팥 삶은 물을 붓고 다시 같은 양의 물을 넣은 다음 소금으로 약하게 간을 하여 오곡밥을 짓는다.
3 취나물은 소금을 넣어 끓는 물에 부드럽게 데치고, 김은 살짝 구워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자른다.
4 2의 오곡밥을 먹기 좋은 크기로 뭉친 후 데친 취나물과 김으로 싸서 그릇에 담아낸다.기획 조유미 | 포토그래퍼 박재석(studio lamp) | 여성중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