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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담긴 주방 살림을 구경하다

글쓴이: 레인  |  날짜: 2010-09-11 조회: 4151
http://cook.pruna.com/view.php?category=TUAYJQ%3D%3D&num=FRBPcQ%3D%3D&page=376   복사
그릇장을 열면 안주인의 감각이 엿보인다. 주방 살림은 여자가 누릴 수 있는 일상의 디자인. 예쁜 물건 골라 놓은 그녀들의 주방을 보면 우리 집 살림 살이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스웨덴&한국 할머니들이 쓰던 빈티지 디자이너 홍민정
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가서도 에스프레소 잔이나 종지 등의 살림살이를 샀던 홍민정씨는 국내에 리빙 숍이 드물던 시절 ‘So, Basic’이라는 의류 브랜드에 구색으로 있던 리빙 용품에 눈독을 들이곤 했다. 그래서 친구들은 그녀를 두고 대학 때부터 혼수 준비를 했다고 말한다. 그녀의 주방에는 북유럽 디자인의 살림살이가 가득하다. 2002년 스웨덴으로 유학을 가면서 그녀의 살림살이 컬렉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워낙 먼 곳이라 한국에서 밥그릇, 숟가락까지 챙겨 갈 수 없었기에 가난한 유학생은 자연스레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세컨드 핸드 숍을 뒤졌는데, 놀랍게도 디자인 서적에서 봤던 물건들이 그곳에 있었다. 그것들을 모으는 재미에 빠져 결혼할 때 따로 주방 혼수를 장만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1950년대 기차에서 쓰던 보온 컵, 안주인의 이니셜이 새겨진 주방 수건 등 빈티지 물건은 디자인도 푸근하지만 ‘이야기’가 떠오르는 특별한 맛이 있다. 그 맛에 빠져 귀국 후에도 오래된 물건 수집을 멈추지 않아 그녀의 그릇장에는 외할머니에게 받은 행남자기 양식기, 엄마가 쓰던 법랑 주전자, 동생이 유치원 시절에 쓰던 포크 등이 들어 있다. 재밌는 것은 우리 어머니들이 쓰던 옛날 물건들이 스칸디나비안 무드와 크게 다르지 않는다는 점.


취향 담긴 주방 살림을 구경하다
레드 플라스틱
빈티지를 고를 때 화려한 패턴은 피하는 편이고, 장식 효과를 내고 싶을 때는 강렬한 컬러를 고른다. 포인트가 되도록 빨간색을 한두 점 고르다 보니 오프너, 강판, 계량스푼 등 다채로운 아이템이 모였다. 벽쪽의 플라스틱 컵은 1950년대 스웨덴 기차에서 사용하던 보온 머그로 ‘God rejse!’(좋은 여행 되세요!)라고 쓰여 있다. 가운데 접시에 놓인 포크와 숟가락은 동생이 유치원 시절 쓰던 것으로 키친아트 제품.


취향 담긴 주방 살림을 구경하다
친정엄마가 쓰던 ‘삐삐’ 주전자
무뚝뚝한 아버지가 엄마 생일 선물로 딸과 함께 동네 수입상가에서 고른 물건. 1980년대 초에 구입한 이 주전자는 여전히 멀쩡해 친정에서 가져와 그녀가 쓰고 있다.

빈티지 법랑
북유럽 디자인을 편애하는 일본 사람들 덕에 우리나라에서도 법랑이 한창 유행이었다. 스웨덴의 법랑 브랜드 코쿰(Kockums)은 지금은 선박을 제조하고 있는데, 한때 법랑 그릇을 생산했다. 선반 위쪽 우측의 빨간 주전자, 선반 아래쪽의 찬합, 같은 컬러의 편수 냄비는 코쿰 제품이고, 모던한 라인의 주전자와 브라운 냄비는 일본에서 구입했다. 그녀는 이가 나간 빈티지 법랑도 버리지 않고 보관 용기로 활용한다.

모던하고 팝한 물건들의 쇼핑 루트 프리랜서 통역사 오승빈
오승빈씨는 대학 시절 8년 동안 미국에 살면서 선택의 폭이 넓은 미국의 리빙 브랜드에 반해 스패출라나 머그 같은 소품들을 잔뜩 모았다. 그러다 보니 주방 살림 보는 눈이 높아져 결혼 후 살림을 장만하느라 무척 분주했다고 한다. 그녀의 주방을 살펴보면 에스프레소 머신, 가스 오븐, 반죽기 등 가전부터 물컵이나 트레이까지 에지 있는 디자인이 넘친다. 인터넷을 뒤지고 발품을 팔아 부암동의 빈티지 숍 데미타스(02-391-6360), 청담동의 10꼬르소꼬모(02-3018-1010), Hpix(www.hpix.co.kr)를 비롯해 이딸라, 마리메코, 브라반티아 등 국내 백화점에 입점한 리빙 브랜드도 낱낱이 찾아냈고, 신혼여행 때는 물론이고 여행 갈 때마다 틈틈이 살림살이를 구해 왔다. 이렇게 소장한 에이프런이나 주방 냅킨, 접시들은 디자인이 특별하고, 쿠키 믹스나 티 등 패키지가 예쁜 식재료도 주방에 포인트가 된다. 그녀가 여행에서 건진 리스트에는 프랑스나 미국 제품뿐 아니라 제주도 시립박물관에서 사온 에스프레소 잔처럼 진주 같은 아이템도 있어 흥미롭다. 살림 쇼핑을 하던 초창기에는 정크 스타일을 모았는데, 점점 디자인은 심플하면서 컬러나 패턴이 특별한 물건을 고르게 된다고 한다. 앤디 워홀의 팝아트 프린트가 실사된 접시 등은 식탁 위가 아닌 거실 벽에 걸어도 멋진 장식이 된다.


취향 담긴 주방 살림을 구경하다
패턴 포인트
재밌는 그림이나 패턴은 주방 살림에 즐거움을 준다. 쟁반은 Hpix, 연꽃 모티브의 빈티지 볼과 핑크색 미니 채반은 데미타스, 포크가 실사 프린트된 수건과 물고기가 그려진 일본풍 접시는 파리 여행 시 각각 콘란(Conran) 숍과 해비타트(Habitat)에서, 딸기 프린트의 깜찍한 주방 장갑과 키친 타월은 미국 브랜드 앤스로폴로지(Anthropologie)에서 샀다. 컬러풀한 스패출라는 베이킹 브랜드보다 르쿠르제 제품이 내구성이 좋다는 것이 그녀의 조언.


취향 담긴 주방 살림을 구경하다
이름 새겨진 케이크 나이프와 서버
신랑, 신부 이름과 결혼 날짜가 새겨진 케이크 커트러리는 친구에게 결혼 선물로 받은 것. ‘케이시스컨셉트’(www.cathysconcepts.com)라는 미국 브랜드로 이니셜을 새긴 물건이나 결혼식을 위한 소품을 판매한다.

실용을 겸한 디자인
혼수로 빌레로이&보흐의 커트러리를 구입했는데, 양식 차림상의 격식을 더하기 위해 샐러드 스푼과 버터 나이프까지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골랐다. 이딸라의 유리 컵은 고무 슬리브가 달려 있어 주스뿐 아니라 뜨거운 차를 마시기도 좋다. 캠벨 수프 깡통이 프린트된 접시는 인테리어 장식을 겸하려고 10꼬르소꼬모에서, 빨간 법랑 주전자는 데미타스에서 구입. 미국에서 사온 키친에이드의 반죽기는 예쁜 데다 튼튼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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