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서울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클럽 호라이즌 등을 거쳐 현재 한식당
사비루에서 근무 중인 이상훈 셰프. 지난해 10월 뉴욕에서 개최된 제2회 세계한식요리경연축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30여 팀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그는 외국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최고점을 받았다.
세계한식요리경연축제 이야기를 꺼내자 "외국 손님들이 많은 호텔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외국인의 입맛을 철저히 분석, 적용한 덕분입니다"라고 말하는 이상훈 셰프. 그는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한 사람이었다. 한식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을 위해 비빔냉면의 고추장소스는 과일을 섞어 매운맛을 중화했고, 된장은 단맛을 강화해 외국인이 싫어하는 된장 특유의 향을 줄였다는데, 아이들 밥상에 적용해도 좋을 듯했다. 그 밖에도 찐득한 느낌을 싫어하는 외국인의 식성을 감안해 강정은 조청을 조금만 썼고, 먹지 못하는 재료는 접시에 내지 않는 그들의 문화를 고려해 떡갈비는 뼈 대신 더덕으로 모양과 맛을 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우연히 레스토랑에 취업하면서 요리사란 직업이 천직이 된 이상훈 셰프. 남다른 맛을 내는 비결이 있는지, 어떻게 하면 요리를 잘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자 그는 우선 요리가 어렵다는 생각부터 버리라고 한다. 그리고 눈으로만 보지 말고 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쉬운 맛부터 도전해보라고 조언한다.
"요리는 배려에서 시작해 배려로 끝나는 것 같습니다. 먹는 사람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고민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의무적으로 만든 요리와 이 음식을 먹는 사람이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만드는 요리에는 큰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이달 메뉴로 제안한 '잔대 유기농샐러드와 장어소금구이'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레이디경향」의 주 독자인 여성들을 위해 잔대 요리를 추천했다. 잔대는 요즘 많이 재배가 돼서 구하기도 어렵지 않다. 양념해서 먹으면 더덕처럼 맛있기 때문에 식사로 먹어도 매우 좋다. 특히 여성들에게 좋은 식품으로 여성병 예방과 피부 미용, 비만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
복분자 소꼬리찜'을 제안한 이유는 전라도에 절친한 친구가 있어 해마다 복분자를 따오면 어머님이 이를 꿀에 재워 보내주시는데, 집에 손님이 올 때마다 그 복분자로 갈비찜이나 꼬리찜을 해서 내놓으면 새콤달콤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고. 이상훈 셰프는 "우선 주부가 잔대 유기농샐러드와 장어소금구이로 원기를 회복한 뒤 온 가족이 복분자 소꼬리찜 보양식으로 건강한 환절기를 맞이하기를 바랍니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르네상스서울호텔, 한식당 사비루 서백제 시대의 대표적 건축물인 사비성에서 그 이름을 딴 한식당 사비루. 전통 한국 음악을 배경으로 정갈한 한식 요리를 단아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고객들의 건강까지 고려해서 구성한 다채로운 메뉴는 언제나 변함없는 친숙한 가정의 맛을 느끼게 한다. 특히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향토 음식과 계절 특선 요리, 한국 전통 왕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고급스러운 정식 메뉴, 반상 세트 메뉴, 각종 일품요리까지 한국 음식 고유의 멋스러움을 선사한다.
잔대 유기농샐러드와 장어소금구이
재료 유기농 채소·장어 100g씩, 잔대 50g, 동충하초·찹쌀가루 10g씩, 기름장(간장 1큰술, 식용유 2큰술), 소금 약간, 유자드레싱(유자청·키위즙 2큰술씩, 라임주스 1큰술, 소금 약간),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유기농 채소는 깨끗이 씻고 잔대와 동충하초는 손질한다. 2 잔대의 2/3는 가늘게 뜯은 뒤 절반은 유기농 채소와 섞고 절반은 동충하초와 섞어 찹쌀가루를 묻혀 식용유에 튀긴다. 3 나머지 잔대는 반으로 갈라 방망이로 두들겨 통으로 찹쌀가루를 묻힌 뒤 식용유에 바삭하게 튀긴다. 4 장어는 분량의 기름장을 바르고 소금을 살짝 뿌려 오븐에 넣어 표면이 바삭해질 때까지 굽는다. 5 분량의 재료를 섞어 유자드레싱을 만든다. 6 그릇에 유기농 채소와 장어, 잔대, 동충하초를 보기 좋게 담고 유자드레싱을 끼얹는다.
복분자 소꼬리찜
재료 소꼬리 800g, 대파 1대, 마늘 10톨, 청주 2큰술, 달걀 2개, 물 10컵, 새송이버섯·양송이버섯 4개씩, 은행 10알, 밤 5개, 대추 3개, 소꼬리 양념장(배 간 것 1/2개분, 다진 파·다진 양파 2큰술씩, 복분자청 적당량)
만들기 1 소꼬리는 찬물에 담가 핏물을 충분히 뺀 뒤 끓는 물에 대파, 마늘 6톨, 청주를 넣고 삶아낸다. 2 소꼬리 삶은 물은 체에 걸러 깨끗한 물만 받아 식히고 기름은 걷어낸다. 3 새송이버섯과 양송이버섯은 얇게 저며썰어 마른 팬에 굽는다. 마늘 4톨은 통으로 굽고, 은행은 구워 껍질을 벗긴다. 밤은 껍질을 까고 대추는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달걀은 황백지단으로 부쳐 곱게 채썬다. 4 분량의 재료를 넣고 소꼬리 양념장을 만든다. 5 소꼬리에 양념장 2/3와 동량의 ② 육수를 부어 끓인다. 6 소꼬리가 익으면 나머지 양념장을 넣고 자작하게 조린 뒤 새송이버섯과 양송이버섯, 은행, 밤, 마늘, 대추를 넣고 한번 더 익힌다. 7 ⑥을 그릇에 담고 고명으로 황백지단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