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유기농작물을 먹거나 유기농 면으로 만든 옷을 입는 이유가 다르지만, 환경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개인이나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인 반쪽짜리 친환경인 경우가 많다. 유기농 커피를 종이컵에 담아 마시는 것도 한 번쯤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일이다.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라면 단순히 땅을 해치지 않는 유기 농법으로 재배한 커피를 마시는 데 그치지 말고,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나 머그잔에 담아 마셔야 할 것이다. 사실 지구를 위하고, 온 인류를 위하고, 후세를 위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그 먼 나라로부터 비행기를 타고 온 원두커피조차 참아내는 게 맞을지도 모를 일이다.
뭐라도 하는 것과 아예 안 하는 것은 천지 차이!
쉬운 것부터, 지금부터, 나부터! 항상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외치는 말이다. 비교적 알뜰한 축에 낀다고 자부하는 기자에게도 유일한 사치가 있다. 하루에 한 잔 이상 커피를 꼭 사 마신다. 그렇다 보니 친환경한다면서도 얼마 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양심에 찔려 회사 내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살 땐 개인 컵을 들고 가고, 출근길엔 뚜껑 덮지 않은 채로 커피를 들고 오는 게 최선의 노력이었다. ‘텀블러 하나 사야지, 사야지’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맘에 드는 디자인을 발견하고 두 달 전 에코 텀블러 패밀리 대열에 합류했다. 한 달 정도는 익숙하지 않아 집이든 사무실이든 두고 나가는 일이 많았는데, 이젠 어느 정도 손에 익어 항상 가방 안에 휴대하는 편이다. 별것 아닌데도 커피를 주문할 때 텀블러를 내밀면서 일종의 자긍심(?)도 생기고, 커피 값 할인까지 받을 수 있어 좋다. 무엇보다 주문할 때마다 바리스타들이 친절하게 텀블러를 씻어주어 개인 컵을 사용할 때보다 훨씬 편해진 것도 장점이다. 다만, 딱 텀블러 사이즈 이하의 커피만 주문할 수 있어 그 이상으로 사이즈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
스타일 따라 선택하는 에코 텀블러
여름에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텀블러(스타벅스 밴티 사이즈용)도 있고, 찻잎을 우려내는 망이 들어 있는 것도 있다.
밀폐력, 무게, 주로 마시는 커피의 종류와 가방 크기 등 자신의 필요에 맞는 디자인과 기능 및 사이즈를 꼼꼼하게 챙긴다. 참고로 제일 작은 사이즈의 시판 커피 용량은 보통 350~380㎖ 선이다.
2 마틴 텀블러 뚜껑에 티백 홀더가 달려 있어 커피나 차를 마실 때 편리하다. 밀폐력이 약한 제품으로, 내용물이 든 채로 휴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사무실에서 개인컵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을 듯. 350㎖ 2만원· JVR
3 진공 텀블러 모던 블랙 EU Standards를 통과했으며 이중 뚜껑 구조라 내용물이 100% 밀폐된다. 중간 뚜껑 부분에 찻잎이나 설탕 보관이 가능하며 7시간 보온, 9시간 보냉 효과가 지속된다. 280㎖ 2만6천8백원·할리스
4 스테인리스 텀블러 내·외장재가 모두 스테인리스라 파손 우려가 적다. 밀폐력이 좋아 내용물이 들어 있는 상태로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닐 수 있다. 얼음을 넣어도 겉면에 물기가 생기지 않는다. 340㎖ 2만8천원·커피빈
5 미니 사이즈 텀블러 크기가 작아 휴대가 용이하다. 커피 사이즈 선택에 한계가 있지만 가볍고 튼튼하다는 게 강점. 보온, 보냉 모두 가능하다. 내·외장재 모두 스테인리스. 200㎖ 1만7천8백원·락앤락
6 워머 겸용 M11 전자레인지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감각적인 컬러와 디자인에 한 표. 손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가볍고 밀폐력도 괜찮은 편. 보온은 되나 보냉은 별로. 310㎖ 1만8천원·파스쿠찌
7 에코 텀블러 2009 국제 친환경 디자인 포럼 입상 제품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전자레인지와 식기세척기에서 사용 가능하며 내용물의 온도가 뜨겁거나 차가워도 밖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340㎖ 1만3천원·할리스
8 그립 머그 입구가 넓어 세척이 간편하고, 얼음을 쉽게 넣을 수 있다. 커피 사이즈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무겁지 않은 것이 장점. 바닥에 미끄럼 방지 패드가 부착돼 있다. 차 망을 탈착할 수 있다. 350㎖ 2만4천8백원·락앤락
9 컬러 텀블러 이중 스테인리스 재질이라 뚜껑을 덮어놓으면 2시간 정도 보온 및 보냉이 가능하다. 회전식 개폐 뚜껑이 달려 있어 음료를 마시기 편리하다. 대용량 사이즈 음료 커버 가능. 450㎖ 1만9천원·엔젤리너스
10 머그 텀블러 SIP350 뚜껑에 음용구가 바로 있어 커버만 여닫으면 손쉽게 내용물을 마실 수 있다. 머그잔 형태라 사무실에 두고 개인 컵으로 쓰기 좋다. 340㎖ 1만8천5백원·월머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