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란과 오미자차 & 수정과
추석날 차례를 마치고 시댁에서 점심무렵 친정집으로 향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유난히 꽃을 좋아하셔서 집안에는
온통 분재며 정원수들로 가득해 동네사람들이 우리집을
꽃집이라 부를 만큼 꽃이 많은 집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나서는 그 많던 수석도 분재들도 하나둘씩 없어지더군요.
자그만 동산밑에 자리잡은 친정집은
은행나무와 밤나무가 울타리로 둘러져있고 그 옆 언덕받이로 길이 나있어 따라가면
동산마루에는 하얀 건물의 그림같은 교회가 목가적인 풍경으로 서있습니다
올해로 여든나신 친정엄마는 큰딸이 부르는 소리에 겨우 손사래로
반가움을 표하시곤 힘없이 누우셨습니다.너무 야위어져 목이메였지만
홀로 견디어 내셔야 했기에 제발 제때 밥 끓여 드시라고 떼만 썼습니다.
엄마는 그 교회로 가는 언덕받이에 떨어진 밤을 힘들게 주워
모아 두었다가 정성스레 박스에 담아 떠나오는 큰딸손에 쥐어 주십니다.
그 힘없는 몸으로 매일 아침 밤을 주어 모았을 생각을 하니
한없는 엄마의 사랑을 보는 것 같아 허투게 먹을수가 없었습니다.
조생종 햇밤이라 찌거나 구어먹기에는 아직 이르고 생밤으로 까먹는데도
한계가 있어 밤단자(일명 율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냥 먹으려면 목이 메이기에 여기에 딱 어울리는 우리차중에
가장 궁합이 맞는 오미자차와 수정과를 곁들이기로 했습니다.
재료
밤, 잣, 계피가루, 꿀
만들기
1,잣은 꼬깔을 떼낸후 도마위에 키친타월을 깔아 칼로 다져서 고운 잣가루를 만든다.
2 ,밤을 찜기에 푹 찐다음 밤을 갈라 수저로 속을 파낸다
3, 체에 밭쳐 곱게 가루로 만든다.
4, 밤가루를 볼에 담고 꿀을 조금씩 넣으면서 계피가루를 넣고 말랑하게 반죽한다
5, 반죽된것을 밤크기로 떼어 밤톨모양을 만든다.
6,계피가루를 몸통부분에 발라 밤색깔을 낸다.
7, 윗부분에 꿀을 바른 다음 잣가루를 묻힌다
8, 7번과 반대로 몸통엔 꿀을 바른 다음 잣가루를 묻힌다음 머리부분에는
계피가루를 묻힌다.
완성입니다.
< 오미자 차 >
재료
오미자1컵, 생수 10~12컵, 설탕 적당량,배1개.잣 약간
만들기
1.오미자는 빛깔이 곱고 잘영글은것으로 구입한다.
2.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 5컵에 담가 하룻밤을 재운다.
3.잣은 머리부분의 꼬깔을 떼고 깨끗한 면보로 닦는다.
4.빛깔 곱게 우러난 오미자를 고운채에 받쳐놓는다.
5.큰볼에 오미자물을 담고 생수를 부어가며 색을 맞춘다.
6.설탕으로 맛을 낸다.
7.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한다.
8 배는 껍질을 벗긴후 얄팍하게 썰어 깍지를 이용해서 꽃모양으로 만든다.
9.오미자에 잣과 배꽃을 띄운다..
완성입니다^^
< 수정과 >
재료
통계피3개, 생강 반근, 물30컵, 설탕3컵, 잣약간
만들기
1.냉수에 생강과 통계피를 넣고 은근한 불에서 2~3시간 서서히 끓여 생강과 계피맛이
충분히 우러나게 한다.
2.충분히 우러나면 체에 면보를 깔고 국물을 맑게 만들어 설탕을 넣고 한번 살짝 끓여 식힌다.
3.식힌 국물에 손질해논 곶감을 넣어 냉장고에 넣어둔다.
4.화채그릇에 수정과 물과곶감을 넣고 잣을 뛰운다.
(저는 호두말이를 해서 넣어 봤어요.
율란과 오미자 그리고 수정과의 만남
무농약 친환경으로 곱게 키워
역시 엄마가 손수 따서 말린것입니다.
갈증해소에 이만한 것 또 있겠습니까?
밤속으로 만든 밤모양의 단자, 진짜가 가짜같고 단자가 진짜 밤같은 율란을 보며
홀로 남으신 친정엄마에 대한 애틋한 회한에 목이 메입니다.
추석 명절에 빼놓을수 없는 민속 음료 수정과, 식혜보다 훨씬 깔끔합니다.
수정과에 들어간 잣이며 곶감 역시 친정엄마가 장만하신 것들이네요.
산지이긴 하지만 엄마가 직접 못하시는 것들인데 아마도 용돈 보내드리면
안쓰고 모아서 이런 것들과 교환하신것이 틀림없습니다.
어느것 하나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담기지 않은것이 없네요.
목이메일까 만든 민속차들까지 엄마의 숨결이 배여 더 없이 목메이게 합니다.
갓 떠나온 고향 그리고 친정집, 엄마의 사랑담긴 햇밤 그리고 오미자와 수정과가
깊어가는 가을밤을 잠못이루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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