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와인을 마시거나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와인에 관심이 많은 초보자들의 궁금증이 하나 둘 늘어가면서 와인을 어떻게 고를까, 또 맛은 어떻게 보나 등이 주된 관심사로 등장했다. 와인 전문가이며 소믈리에인 김준철 선생이 들려주는 와인 초보를 위한 와인 고르는 법을 들어보자.
와인을 구입하는 목적은 대체로 가정이나 식당에서 행사를 치르기 위해, 선물하기 위해, 집에 장식하기 위해, 기념일을 위한 보관의 필요성 등 다양하다. 또 와인은 마시는 것이 목적인데, 일반적으로 식사하며 마시는 경우와 식사와는 관계없는 자리에서 마시는 것으로 구별된다. 식사 때 마실 와인을 구입할 경우에는 식전주로 할 것인지, 식사하면서 마실 것인지 혹은 식후 디저트로 즐길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특히 풀코스로 식사하는 경우에는 식전·식사·식후 주 세 가지 종류를 다 준비하거나 일부를 준비해야 한다.
● 식전주(Appetizer Wine)
식사 전에 알코올이 조금 들어가면 위가 자극을 받아 식욕이 왕성해진다. 주로 마시는 와인은 드라이 샴페인. 섬세하게 톡 쏘는 기포가 식감을 돋워준다.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과 스페인의 셰리 와인도 식전주로 적절하다. 또 스파클링 와인에 오렌지주스를 섞은 미모사와 같은 칵테일도 좋다.
3만~5만원대 카바 세코: 스페인산 스파클링 와인. 향긋하고 산뜻하다. 카르멘 쇼비뇽 블랑: 칠레산. 과일 향이 강하고 상큼한 맛이 난다. 빌라 마리아 리스링: 뉴질랜드산으로 향긋하며 산뜻하다. 모엣 샹동: 프랑스산 샴페인으로 세계적으로 식전주에 많이 사용된다. 르노블 블랑 드 누와: 프랑스산으로 과일 향이 강하고 중후한 맛이 난다. 샤브리: 프랑스 부르고뉴 산으로 과일 향이 좋고 상큼하다.
● 식사주(Table Wine)
주로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마신다. 생선과 채소를 이용한 맛이 담백한 음식은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리고 생선과 채소 중에서도 맛이 샐러드와 같이 산뜻한 요리에는 리스링과 소비뇽 블랑 등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 좋으며, 좀 텁텁한 재료이거나 소스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샤르도네나 피노 그리지오같이 좀 무거운 화이트 와인 종류가 좋다. 그러나 생선 요리라도 장어 등의 요리는 기름지고 소스도 진하므로 오래된 고급 레드 와인이 잘 어울린다. 또 육류 중에서 가금류는 맛이 담백한 편이므로 약간 무거운 화이트 와인과 맛의 조화를 이룬다. 육류 요리나 소스가 진한 요리에는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 스테이크와 같이 고기도 텁텁하고 소스도 무거운 요리에는 무거운 레드 와인이 잘 어울린다. 그러나 돼지고기의 흰살 부분은 담백한 맛이 나기 때문에 가벼운 레드 와인이 좋다.
화이트 와인 3만~5만원대 샤브리: 프랑스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으로 맛이 약간 무겁다. 소아:베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이탈리아 요리에 어울린다. 우드 브릿지 샤르도네: 캘리포니아산으로 과일 향이 좋고 중후한 맛이 난다. 샤브리: 1 등급 우아한 과일 향과 맛이 무거운 훌륭한 프랑스의 화이트 와인이다. 베르나치아 디 산 지미나노: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와인으로 향과 맛이 훌륭하다. 몬다비 샤르도네(나파):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산으로 맛과 향이 진하다.
레드 와인 3만~5만원대 무똥 까데 보르도 레드: 보르도 와인으로 향이 강하고 좀 무거운 맛이 있다. 끼안티: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 와인으로 신맛과 쓴맛이 상당하다. 카르멘 카베르네 쇼비뇽 리제르바: 칠레산 레드 와인으로 향과 맛이 강하다. 뽀이약: 메독 지방에서도 강한 와인으로 짙은 소스의 스테이크 등에 잘 어울린다. 바롤로: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의 와인으로 짙은 소스의 육류 요리에 잘 어울린다. 몬다비 카베르네 쇼비뇽: 캘리포니아 나파 지방에서 생산된 중후한 레드 와인으로 무거운 요리에 잘 어울린다.
● 식사주(Dessert Wine)
맛있는 요리와 와인을 충분히 즐긴 뒤에는 마지막을 장식하는 의미에서 다른 술로 즐거웠던 식사의 여운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 식후주는 포만감을 없애고 소화를 촉진시키는 도수가 높고 단맛이 강한 술이 적합하다. 주로 마시는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좀 높은 포트 와인이다. 이들 와인 중에서 대체로 단맛이 좀 있는 것이 많이 사용된다. 이 외에도 귀부 와인이나 아이스 와인 혹은 베렌아우스레제와 같이 고급이면서 단맛이 많은 화이트 와인이 사용된다.
화이트 와인 3만~5만원대 리스링 아우스레제: 독일에서 늦게 수확해 만든 와인으로 향과 단맛이 강하다. 리스링 아이스바인: 독일산으로 언 포도로 만든 와인으로 기가 막힌 향과 단맛이 강하다.
포트 와인 5만원대 LBV 포트: 알코올이 18도 전후로 높고 산화취가 있으며 단맛이 많다.
식사에 관련된 이 세 가지 종류의 와인 중에서 ‘테이블 와인’이라 부르는 ‘식사주’를 주로 구입한다. 하지만 각각의 와인별 또는 나라별로 수많은 회사에서 생산되는 많은 제품이 있어 초보들은 고르기가 쉽지 않고, 각 와인 숍마다 어떤 와인이 비치되어 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제 ‘어떤 와인이냐’에서 ‘화이트 와인이냐’ ‘레드 와인이냐’로 좁힌 뒤 가볍고 무거운 와인을 잘 모를 때는 와인 숍 점원의 조언을 받고, 레스토랑인 경우에는 소믈리에의 추천을 받는 것이 좋다. 그 다음 식사와 관계없이 와인 바에서 마시거나 집에서 식후에 부부나 또는 친지들과 와인을 마실 경우에는 테이블 와인으로 구분되는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중에서 고르고, 축하할 일이 있을 때는 샴페인을 선택하면 된다.
기념이 되는 연도의 와인을 장기 보관할 생각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결혼한 해의 빈티지 와인을 구입해 25년 혹은 50년 후에 은혼식, 금혼식 때 부부간에 마실 계획으로 구입하거나 아이가 태어난 해의 와인을 구입해 보관했다가 성장한 뒤 결혼할 때 상견례 자리에서 그 와인으로 건배를 하기 위해 와인을 구입할 때는 와인 구입에 특별히 주의해야한다. 이때는 꼭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와인을 구입해야 한다. 몇 년이 지나면 품질이 나빠지는 종류도 있으므로 수십 년이 지나도 품질이 나빠지지 않는 고급 와인을 선택한다. 또 이런 와인을 구입한 다음에 유의할 사항은 장기 보관의 경우 와인 보관 조건을 잘 맞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늘진 곳, 온도는 15℃ 전후, 습도는 60~80%, 진동이 없는 곳에서 눕혀서 보관해야 와인의 맛이 좋아진다. 우리나라와 같이 여름철이 고온 다습하고 겨울에는 저온 건조한 기후에는 이런 조건을 맞추기가 어려우므로 와인 셀러를 구입해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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