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버니니(Bernini)
병째 들고 자유롭게 마실 수 있는 젊은 감각의 스파클링 와인이다. 배, 레몬 등 열대 과일향과 아카시아 꽃의 진한 아로마가 인상적이다. 실제로 잔 없이 마셔도 목넘김이 부드럽고, 코와 입안 가득 미세한 탄산 기운과 향기로운 포도향이 퍼진다. 알코올 도수 5도로 맥주만큼 가볍다. 4천원(340ml) 롯데아사히주류 02-523-9542
2 그린 애플 모스카토(Green Apple Moscato)
한모금 머금으면 진한 사과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새롭다. 알코올 도수도 5도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스파클링 와인. 적당한 당도, 상큼한 향, 경쾌한 끝맛에 간단한 디저트가 있는 자리뿐만 아니라 채소를 곁들인 구운 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사과 아이콘을 이용한 심플한 라벨과 스크류 캡이 눈에 띈다. 2만원대(750ml) LG상사 트윈와인 080-200-0950
3 모스카토 다스티 니볼레(Nivole)
당도가 높고 섬세한 탄산이 부드럽다. 신선한 샐러드나 파니니 아니면 매콤한 한식에도 잘 어울리는 이탈리아산 와인이다. 층층이 형성되는 과일의 풍미가 돋보이는 와인으로 375ml 용량의 길게 빠진 병 디자인이 독특하다. 최고의 모스카토 다스티가 니볼레라는 칭송을 받기도 했다. 2만5천원(375ml) 금양인터내셔널 02-2109-9228
4 프레시넷 코든 니그로(Freixenet Cordon Negro)
톡 쏘는 탄산 버블의 기운이 몸속까지 전해지는 스파클링 와인. 쌉쌀하면서도 풍부한 아로마 부케가 200ml라는 것이 살짝 아쉬울 정도로 풍미가 매력적이다. 블랙 보디와 스크류 캡을 감싸는 진공 캡 디자인까지, 캐주얼한 컨셉트로 제조된 와인이지만 무척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알코올 도수는 11.5도다. 5천원(200ml) 두산와인 02-516-8163
5 갸또 니그로(Gato Negro) 2006
검은 고양이라는 이름을 가진 칠레산 레드 와인.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가볍지도 묵직하지도 않은, 적당한 보디감과 과일향이 특징이다. 애주가라면 살짝 밋밋할 수 있으나 여성으로서는 음식과 함께 마시기에 적당하다. 오래 두면 둘수록 맛이 빠르게 변하니, 30~40분 동안 즐기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알코올 도수는 13.8도다. 1만원(375ml) 금양인터내셔널 02-2109-9228
6 캔달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도네이 2005
캘리포니아산 화이트 와인이며 샤도네이 100%로 이뤄져 있다. 750ml 이후에 375ml 용량으로 새롭게 출시되었으며, 스크류 캡이라 휴대하기에 좋다. 미국 레스토랑에서 10여 년 동안 판매 1위를 차지한 와인으로 품질과 풍미는 기대에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사과, 메론 및 열대 과일향과 상큼한 산도가 일품이다. 3만원(375ml) 아영FBC 02-542-0385
7 프리모 아모레 로미오(Primo Amore Romeo)
로미오라는 이름이 붙어 로맨틱한 감성을 품은 달콤한 레드 와인. 과실 아로마와 장미향이 풍부하며 관목의 자연향과 라스베리 같은 붉은 과일의 풍미가 매혹적이다. 느낌이 가벼워 식전주로 좋으며, 스크류 캡으로 출시되었다. 1만2천원(750ml) 두산와인 02-516-8163
8 옐로 그렌 핑크(Yellow Glen Pink)
심플한 라벨이 스타일리시한 스파클링 와인.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에서 생산된 피노누아와 샤도네이로 제조했다. 정교한 거품을 머금은 핑크빛 와인으로 로맨틱한 디너에 잘 어울린다. 레몬, 라임, 베리 등 신선한 과일향과 감귤향을 간직한 톡 쏘는 거품이 피노누아 품종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진다. 3만원(750ml) 금양인터내셔널 02-2109-9228 기획 한지희 | 포토그래퍼 김태현 | 슈어
캐주얼 와인의 지령 4가지
1 작은 크기, 들고 마셔라
750ml가 와인의 표준 적량인 것에 반해 하프 보틀인 250ml, 200ml 375ml 용량의 와인이 있다. 혹시 급이 떨어지는 와인이 아닐까, 의심부터 하는데 안심해도 좋다. 갸또 니그로나 켄달잭슨의 제품처럼 기존 와인에 용량만 변경한 와인을 함께 출시하기도 하고, 니볼레(Nivole)처럼 작은 보틀에 맞춘 와인을 출시하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한손으로 들고 마셔도 무리가 없다. 프레시넷처럼 빨대를 꽂아 마셔보라는 색다른 제안도 눈에 띈다.
2 알코올 도수를 낮춰라
보통 13~17도 정도 하는 와인의 알코올 도수가 5도까지 낮아졌다면? 이는 요즘 20도 안팎으로 생산되는 소주에서 거의 맥주 수준까지 알코올 도수가 떨어진 셈이다. 와인이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다는 편견이 있는데, 라벨을 확인해보면 그렇지도 않다. 아무리 풍미 좋은 와인이라도 많이 마시면 취하게 마련. 이에 비해 니볼레나 그린애플 모스카토, 버니니처럼 도수를 5도로 대폭 낮춘 와인들이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3 라벨을 단순화하라
와인의 정통성을 고수하는 보르도조차 라벨에 기재된 사항을 백라벨로 이동시키는 등 심플한 라벨을 고안하고 있다. 자신이 마시고도 이름조차 외우기 힘든 와인에 반해 최근 ‘옐로 그렌 핑크(핑크)’ ‘맨 빈트너스 남아공(맨)’ ‘프리모 아모르 로미오&줄리엣’처럼 이름과 심플한 라벨을 붙인 와인을 속속 출시 중이다. 가격 대비 풍미와 퀄리티마저 좋은 칠레산 ‘몬테스 알파’가 더욱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귀에 쏙 들어오는 이름 덕분이 아닌가! 또 심플한 라벨과 로맨틱한 감성으로 접근한 ‘빌라 엠’의 인기만 보더라도 심플한 라벨은 대중에게 더 쉽고 친숙하게 다가선다.
4 와인 스크류? 던져버려!
스크류를 코르크에 꽂아 돌리다가 부숴뜨려서 결국 코르크를 병 속에 밀어넣어 동동 띄운 채 잔에 따라 마신 기억은 구에게나 있을 것이다(코르크가 부식되면 자주 경험하게 된다). 얼굴에 핏줄을 올릴 필요 없이 쉽게 오픈할 수 있는 스크류 캡 와인이 증가하고 있다. 또 버니니처럼 코카콜라 병에 얹어진 병뚜껑도 와인 캡으로 사용되고 있다.기획 한지희 | 포토그래퍼 김태현 | 슈어
가벼워지는 와인 경향에 대한 궁금증 해결
들고 마셔라, 빨대를 꽂아 마셔라, 돌려따서 마셔라? 지하철에서 맥주병에 빨대를 꽂아 마시는 모습은 봤지만 아직 와인을 병째 마시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작은 보틀에 담긴 와인이라도 병째 들고 마실 엄두가 나진 않지만 때에 따라, 예컨대 스탠딩 파티나 피크닉이라면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 정도는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알코올 도수가 부담 없고, 병도 가벼우며, 맛과 풍미도 좋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형 마트에서는 수입해 들여온 캔 와인까지 판매하는 중이다. 또 한눈에 들어오는 심플한 와인 라벨은 이것이 진짜 와인인지 음료인지 궁금해질 정도로 새롭다. 이렇듯 가벼워지는 와인 경향에 살짝 의구심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몇 가지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보자.
Q 정말 이렇게 작아져도 될까?
187ml인 피콜로(Picolo), 250ml인 하프 보틀, 750ml×2 용량인 매그넘, 750ml×4인 더블 매그넘까지 와인의 용량에도 정해진 틀이 있다. 와인은 정확하고 과학적인 것이므로 혹시라도 750ml가 아닌 용량의 와인에는 맛에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와인병이 크더라도 코르크 크기는 같기 때문에 병 안에서 숙성되는 속도는 표준 용량보다 느리게 이뤄진다. 완전히 같은 와인이라고 해도 병이 크면 장기 보존하는 데 더 좋은 이유라고 한다. 병입 장기 숙성이 이뤄질 수 있는 그랑 크뤼급 와인은 가격 또한 높다. 그러나 장기 숙성이 필요 없는 와인일 경우, 병의 크기에 따라 품질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결론이다.
Q 와인잔은 정말 필요 없을까?
손에 들고 마실 만큼 작아졌으니, 가능한 일이다. 두산와인의 프레시넷 코든 니그로는 전통적인 프랑스 샴페인 양조 방식으로 제조된 스페인 까바로 구조와 탄산이 기존의 샴페인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ml의 작은 용량과 드라이하면서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스위트한 맛은 와인잔을 사용하지 않아도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병맥주와 흡사한 형태로 출시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버니니 또한 용량이 340ml다. 입을 대고 마셔도 무리가 없이 톡 쏘는 탄산의 섬세함과 포도의 그윽한 향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이 아닌 본래 상품화된 레드나 화이트 와인이 작은 용량으로 출시된 경우, 개인적으로는 와인잔에 마시기를 권한다. 이들 와인은 휴대가 간편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Q 스크류 캡은 와인 보관에 무리가 없을까?
와인은 코르크로 숨을 쉰다고 알려져 있다. 와인병을 뉘어서 보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손으로 돌려따는 스크류 캡이나 맥주 오프너로 딸 수 있는 알류미늄 캡을 단 와인이 출시되고 있다. 와인 오프너가 필요없으니, 와인을 즐기는 이들에겐 반가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찜찜하다. 그런데 몰랐던 사실. 코르크 마개로 보관할 경우 종종 발생할 수 있는 곰팡이와 부식 등을 개선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 스크류 캡이라는 것이다. 스크류 캡을 사용하기 시작한 최근 몇 년 동안 아직 특별한 단점에 대해서는 보고된 바가 없다고 한다. 또 최근 뉴질랜드나 오스트레일리아를 산지로 둔 4만원대 이상의 와인들도 스크류 캡을 사용하고, 화이트 와인의 경우 오히려 변질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는 판단하에 스크류 캡으로 변경하는 추세라고.
Q 와인의 알코올 도수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이기에, 도수 낮은 와인을 출시하는 것일까?
주정 강화 와인 외에 알코올 도수는 품종에 따라 결정되거나 숙성 정도로 결정된다. 국내 와인 시장의 파이가 커짐에 따라 알코올 도수가 다양한 와인들이 수입되고 있다. 모스카토 다스티, 그린 애플 모스카토 등 5도 안팎의 와인들은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여성에게도 부담 없이 권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니다. 가격 대비 품질도 눈여겨봐야 하고 마시는 사람의 취향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옳다. 대신 파티 참석자 중 술을 못 하는 손님이 있다면 이들을 배려해 리스트에 살짝 끼워넣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