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 마음은 조금 여유롭습니다. 25년을 넘게 생활해 오면서도 그냥 평일처럼 같은 시간이면 저절로 일어나게 됩니다. 뚝딱뚝딱 요술을 부리는 것처럼 바쁜 손놀림을 해 아침밥을 준비합니다. "딸! 7시인데 안 일어날 거야?" "일어나야지." "일요일이니 그냥 좀 더 자!" "아니야. 게으름피우면 안 돼" "자든지 일어나든지 둘 중에 하나 해. 엄마 자꾸 깨우기 싫어." "알았어." 벌떡 일어나 욕실로 향합니다. 씻고 나오길 기다리면서 밥상을 차렸습니다. 공부는 어차피 스스로 하는 것이고, 엄마로서 할 수 있는 건, 건강한 먹을거리를 준비해주는 것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김치찌개를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 딸, 조금이지만 정량을 뚝딱 먹어치웁니다. "엄마! 나 점심 도시락 싸 갈래." "10분이면 되는데 그냥 집에 와서 먹어." "오가는 것도 귀찮아. 그냥 싸 줘." "반찬도 마땅찮은데." "그냥 엄마가 만들어 둔 것 아무것이나 싸 주면 돼."
할 수 없이 5분이면 뚝딱 담아낼 수 있는 주먹밥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봄 향기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는 취나물 주먹밥입니다.
★ 취나물 주먹밥 만들기
▶ 재료 : 밥 1공기, 무쳐 둔 취나물 한 줌, 볶은 통깨, 김가루, 깨소금, 참기름, 소금 약간 ▶ 만드는 법
㉠ 무쳐놓은 취나물은 잘게 다진다.
㉡ 밥에 소금, 깨소금, 참기름을 넣어준다. ㉢ 양념한 밥에 취나물을 섞어준다.
㉣ 손으로 꾹꾹 눌러 동글동글 모양은 낸다.
㉤ 통깨, 김가루에 각각 옷을 입혀준다.
▶ 오렌지를 까서 함께 넣어 주었습니다.
저녁 늦게 돌아온 딸아이의 수다가 시작됩니다. "엄마! 오늘 도시락 인기 짱이었어." "그래? 정말 다행이네." "난 몇 개 못 먹었어." "그럼 배고파서 어떻게 했어?" "아이들이 컵라면 먹어서 같이 먹었어." "왜 라면을 먹어?"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더라." "공부하는 학생이 잘 먹어야지." "괜찮아!" "다음엔 많이 싸 줄게."
후다닥 힘들이지 않고 5분만에 만들어 준 봄 향기 그윽한 취나물 주먹밥이 여고생 입맛에 맞을 줄 몰랐습니다. 원래, 나물만 먹으라고 하면 먹질 않지만 잘게 다져 주먹밥으로 만들어 놓으니 잘 먹었던 것 같습니다.